사부작 요리생활

내 멋대로 냉장고 파먹기! 직장인 다이어트 도시락 [두부 유부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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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파먹기! 직장인 다이어트 도시락 [두부 유부초밥]

한 살씩 먹어갈수록 건강에 더 힘을 쏟아야 하는 게 느껴진다. 조금 무리하면 다음날 바로 체력적 한계를 느끼게 되고, 한동안 신경을 안 썼다 하면 금세 살이 포동포동하게 오르는 몸뚱어리를 보면 말이다. 거기에 더해 원래도 있던 신경성 소화불량이 점점 일상이 되어, 가려먹을 것들이 이것저것 가득하니 단순히 먹는 것에도 여간 번거롭고 귀찮은 게 아니다.

다행인 건 요즘 생활비 절약에 관심이 많아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는 직장인이 흔하다는 점. 그리고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도 각자 스케줄에 맞게 알아서 챙겨 먹는 분위기이다 보니, 마음만 제대로 먹는다면 도시락 챙겨다니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다. 그렇게 건강과 생활비 절약을 위해 자연스럽게 점심 도시락 파에 합류하게 되었다.

 

 

 

 

 

 

검색창에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점심 도시락 세트를 찾아보았다. 여러 브랜드의 다양한 구성으로 제법 많이 보였지만 끌리는 것은 찾을 수 없었다. 사실 이전에 과거 샐러드 배달해서 먹었던 경험이 있는데, 여린 잎으로 구성된 샐러드 특성상 배송과정에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상해 오는 경우가 있었고, 며칠 분을 한 번에 배송하여 냉장 보관하며 먹느라 초반은 신선하고 갈수록 신선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도시락도 식품이다보니 이런 문제로 만족스럽지 못할 것 같아 영 내키지 않았다.

 

그렇다고 매일 황금 같은 저녁(어떨 때는 밤) 시간을 쪼개어 매일같이 손 많이 가는 음식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라, 간단하게 담기 좋은 메뉴들을 찾아보다가 결국 귀찮아져서 밥 한 가득 담고, 국 한 그릇 얼려 들고 다니던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여유가 생겼다. 냉장고에 이것저것 해 먹고 남은 재료들을 처리할 겸, 오늘은 한번 제대로 도시락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 만들어보자 해서 맘먹고 직장인 도시락 메뉴라고 몇 가지 찾아보다가, 나혼산에서 화사가 먹었다던 두부 유부초밥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 레시피는 냉장고 파먹기에 맞게 내 멋대로.

 

간단하게 냉장고를 털어 온 재료들.

찌개용 두부 / 콩나물 / (혹은 다진 고기) / 단무지 / 조미된 유부주머니

 

여기에서 내가 새로 구입한 재료는 조미된 유부주머니뿐.

나는 주먹밥이나 유부초밥 먹을 때에도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을 좋아해서, 콩나물을 넣어보았다. 단무지는 어제 배달음식 시켜먹고 남은 슬라이스 단무지. 없으면 안 넣으면 그만이다.(, 단무지로 인해 단짠 한 간에 영향을 주었을 테니 재료를 뺐다면 그만큼 간을 더 해야겠다.)

 

 

 

 

내가 만든 재료의 비율은,

두부 : 찌개용 단단한 두부 반 모.

콩나물 : 손을 쫙 펴서 크게 한 움큼,혹은 국그릇에 수북이 한 그릇. 한번 데쳐서 쓸 것이라 숨이 가라앉기에 원하는 양보다 조금 넉넉하게 잡았다.

 : 냉장고에 먹다 남은 햄이 있었기에 사용했지만, 다진 고기(아니면 닭 가슴살)가 있다면 그게 더 좋을 것 같다. 다진 고기를 백종원 파 기름 내어 들들 볶아 응용하면 더 맛있을 듯하다.

만드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부드러운 느낌을 좋아한다면 두부를,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다면 콩나물을 더 많이 넣어주면 되겠다. 어차피 내가 먹을 건데!

 

 

 

레시피 (Recipe) 

- (혹은 다진 고기나 닭 가슴살)과 단무지는 잘게 다져준다.

 

- 콩나물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채반에 받혀 찬 물로 헹궈주고, 물기를 짜주었다.

그리고 먹기 좋은 크기(내 기준 1cm 정도. 적당히 길어서 먹기 불편하지 않게만..)

 

콩나물 아삭하게 데치는 방법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는데, 우선 나물 삶을 때처럼 소금을 넣지는 말라했다. 그렇게 해버리면 숨이 다 가라앉아버린다며 그리고 물은 콩나물이 다 잠기는 것이 아니라 찰박하게. 콩나물 크게 한 움큼의 3분의 1 정도만 잠기도록. 그리고 팔팔 끓으면 콩나물을 넣고 휘적휘적해가며 데쳐주었다.

 

- 두부는 숟가락으로 잘게 으깨서 프라이팬에 중불로 수분을 날려주었다.

열이 가해지면 자꾸 뭉치니 이 과정에서도 계속 으깨주었다.

 

- 물기가 전부 날아가기 전, 어느 정도 제법 촉촉할 때에 다진 햄과 단무지, 콩나물을 넣고 볶는다. 물기가 있을 때 넣는 이유는, 내가 골목식당 애청자이기 때문에. ㅋㅋㅋㅋㅋ

백종원 선생님이 재료를 볶을 때 전체적으로 간이 어우러지게 하려면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같이 넣고 볶아주라고 하셨다. 이렇게 볶다가 맛보고 추가 간이 필요하다면 유부의 조미된 국물(?)이나 소금을 넣어준다. (나는 심심한 걸 좋아하기 때문에 넣지 않았다.)

물기가 적당히 날아가고 잘 볶아졌다면, 불에서 내리고 한 김 식혀준다.

 

- 조미된 유부주머니를 꺼내 손으로 국물을 한 번 짜주고, 안에 속 재료들을 잘 채워준 뒤 도시락에 담아주면 끝.

(너무나 간단.)

 

 

맛 평가

내가 만들어서 내가 먹을 건데 어디 정답이 있을까, 내 입맛이 정답이지! 했는데, 입맛 까다롭고 할 말은 꼭 하는 동생이 맛보더니 괜찮다 한다. ㅎㅎ 더 달라하는 걸 보니 성공했나 보다. 아주 만족스럽다. 하긴, 시판되는 조미된 유부 주머니를 썼는데 실패하는 게 더 어렵지

개인 취향에 따른 팁이라면, 나는 겉의 유부 주머니는 촉촉, 속의 재료들은 비교적 뽀송한 걸 좋아한다. 유부주머니를 꼭 짜 줄 때 힘의 세기를 적당히(너무 짜서 푸석하지 않게, 덜 짜서 축축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좋겠다.

좋았던 점은 콩나물을 넣은 것이 아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내게 아주 잘 맞았다. 확실한 다이어트 도시락을 생각한다면 햄 대신 다진 고기라고 했었는데, 닭 가슴살을 다져 넣어도 좋을 것 같다. 속 재료 간은 뭘 넣을 거냐에 따라 다를 텐데, 단무지나 햄처럼 이미 한 번 간이 되어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면 나처럼 안 하는 것도 방법이고, 맨 닭 가슴살같이 전혀 간이 되지 않은 재료들이 많다면 소금 간이나 유부주머니의 양념 국물을 넣어주는 게 좋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속 재료들을 한데 뭉치게 해 줄 끈끈한 재료가 없는 탓에, 푸스스 잘 흩어져버린다. 이 점은 도시락 메뉴에 맞지 않다. 이건 속 재료들을 뭉치게 해 줄 재료가 뭐가 있을지 생각해 봐야겠다. 아니면, 사각형 모양의 유부주머니가 있다면 안에 속 재료를 채우고 입구를 묶어주는 식으로 만드는 것 도 좋겠다. 그게 도시락에 담아 들고 다니기에 쏟아지지 않고 더 편할 것 같다.

 

무엇보다 내 입맛에 맞도록 슴슴하게 간을 하고, 두부와 콩나물처럼 속 편한 재료들로 만든 도시락이라서, 회사 일로 스트레스받으면 잘 먹히지도 않고 쉽게 탈 나는데 문제없이 속 편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내일 점심이 기다려진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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