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할 수 있는 취미악기, 엄지피아노 칼림바(카림바) 입문기

 

한창 유행이었던 힐링의 시대가 저물었다. 미래가 불투명함을 넘어서 앞에 있는 것이 나락이면 어쩌지 하는 공포감이 커진 탓일지, 힐링은 각자 알아서 하기로 하고, 그보단 현실적으로 성공에 도움되는 정보들로 SNS는 가득 찼다. 맞다. 당장 입에 풀칠할 것이 없어질 수도 있는데 무슨 배부른 소리일까.

 

근데 나는 아직 힐링에 미련이 많이 남은 모양이다. 그것보단, 요즘 더 필요로 하게 된 느낌이다. 어려워진 경기만큼, 안전을 위해 잠시 멀어진 서로의 거리만큼 훨씬 더 각자의 마인드 관리가 절실해졌다. 각자 살기 바쁘더라도 가끔은 꼭 만나 밥 한 끼 따뜻함을 주고받던 친구들과도, 그저 차가운 액정화면에 띄워진 톡 방에서 서로의 안부만 간간히 주고받으며, 언젠가라고 기약 없는 약속을 하고 있자니 드는 상실감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그래서 틈틈이 마음을 집어삼키려는 번아웃, 막연함에서 오는 우울감에서 멀어지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찾아보았다.

심신안정 테라피 명상음악을 듣고, 내 마음을 툭 풀어놓은 듯한 에세이를 사서 읽고, 아무 생각 없이 잠시 떠나 있을 수 있는 덕질 타임을 갖고, 하루에 하나라도 행복한 무언가를 만들기. 등등.

(작년까지만 해도 나의 스트레스 소각장은 코인 노래방이었는데…퇴근길 잠시 옆으로 새어 1000원에 3곡 100점 나오면 1곡 보너스로 오빠들 노래를 불러 제끼며 활활 태워버리던 스트레스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부디 얼른 위험없이 다시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그런 것들을 찾아보다가 알게 된 악기가 칼림바 다. 흡사 오르골 소리와 비슷해서 멍하니 듣다 보면 혼란했던 마음 한 켠이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명상음악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싱잉볼이 그보다 먼저 눈에 띄었으나, 직접 연주할 수 있도록 음계가 있는 악기 쪽으로 찾다가 빠져들어 구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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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림바(카림바) Kalimba

아프리카의 전통악기 유래로 양 손의 엄지로 바를 튕겨 연주하기 때문에 엄지 피아노라고도 불린다.

연주법이 단순하여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로, 따로 배우러 다닐 필요 없이 집에서 취미로 악기 연주하기에 좋다. 물론 기존에 피아노 등을 배워 음계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으면 좋긴 하다.

 

건반은 금속(카본 스틸),바디는 나무로, 사운드 홀이 뚫려있는 제품은 뒷면에서 중지로 이를 닫았다 열었다 하면 비브라토 사운드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칼린이 1일 차에게는 너무나 어려워서 신경 안 쓰고 건반으로만 연습 중이다.)

 

표준 17음계, 21음계 외에 10음계 등 건반갯수는 다양하며, 금속 건반의 길이가 길수록 낮은음, 짧을수록 높은음이 난다. 아쉽게도 칼림바는 연주 중에 반음을 낼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C장조로 조율되어 있고 비교적 조율이 쉬운 G장조를 연주한다고 한다.

아니 그렇다면 다른 코드도 상당히 번거롭지만 가능한 거 아닐까? 싶었으나, 조율방법이 튜너 켜놓고 두들겨서 잡는 방식이라 그런 미세조정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 같은 이유로 크로매틱 칼림바라는 것이 있는데, 이 악기는 피아노처럼 기본음계 건반 위에 반음이 한 줄 더 올라가 있는 모양새다.

 

내가 구입한 세가 칼림바. ㅋㅍ에서 2만 원대로 구입(내돈내산)했는데, 우선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고, 내가 얼마나 빠져들지 모르기 때문에 초보 입문용 칼림바로 저렴한 가격을 선택했다. 후기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딱히 저렴이라고 느끼기엔 아직 뭣도 모르기도 하지만, 저렴하다고 해서 울림소리가 안좋거나 하진 않았다. 높은 음일 수록 약간 버징이 끼는데, 설명서에 나온 버징 조절법으로 조절해보고 건반 튕길때 신경쓰니 괜찮았다.

그러다 뜬금없이 생긴 궁금증 하나. 칼림바 원목 본체에 새겨진 문양은 다양한데, 사슴문양이 많이 보인다. 칼림바와 사슴과는 무슨 관계일까? 아프리카 민속악기라서 사슴을 그려 넣은 걸까? 찾아봐도 안 나와서 너무 궁금하다…

 

 

칼림바 조율 방법

튜너를 켜놓고, 건반 음을 하나씩 울려 맞춰가는 방식으로, 음이 높다면 키 상단, 음이 낮다면 키 하단을 동봉되어있는 해머로 두들겨 맞춰준다.

튜너가 따로 없다면 휴대폰 튜너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되는데, 스마트 칼림바 어플이나 메트로놈과 튜너 어플을 다운받아 쓰면 된다.

 

 

 

 

칼림바 관리 방법

본체가 나무이기 때문에 적정습도는 30~60%로, 넘어가면 사운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관 시 습기와 건조를 주의해야 한다.

사용 후 금속으로 된 건반이 녹슬지 않도록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준다.

 

 

칼림바 악보 보는 방법

내가 구입한 칼림바 제품 상자에 동봉된 설명서를 보면 익숙하지 않은 세로형 악보가 그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떠올리는 악보는 오선지에 그려진 콩나물 음표들인데, 칼림바 악보는 마치… 리듬게임에서 보던 형태 같달까. 오선 대신 칼림바 건반 줄 (17음계면 17개 선)이 세로로 그어지고, 해당 음에 콩나물 음표가 가로로 그려져 있다. 역시, 칼린이는 복잡한 거 스킵하고 무작정 듣고 따는 게 편한 것 같다.

 

어떤 곡을 연습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