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작 취미생활

엄마를 위한 DIY 앞치마 자수 (꽃바구니 자수도안 파일) 작업일기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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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엄마가 지나가는 말로 앞치마에 락스 물이 튀어 보기 지저분해 보인다며 푸념하시기에, 집에 있는 자수 실로 꽃 자수를 놓아주겠다고 자신감있게 앞치마 한 장을 받아왔다. 모처럼 자수 한번 제대로 놓아보시겠다는 거지~ 예전에 사두고선 그다지 꺼내질 일이 없던 자수실 바구니를 오래간만에 꺼내보았다.

 

얼룩질 앞치마를 꾸며줄, 직접 그린 꽃바구니 자수 도안

 

예전에 자수 재료 사러 동대문시장 다녀온 일기는,

[사부작 취미생활] - 집 콕 생활! 혼자 할 수 있는 직장인 취미, 프랑스 자수 (프렌치 자수)

 

 

 

 

앞치마 상태 오마이갓...

 

앞치마의 용도는, 대부분 원예를 좋아하는 엄마가 베란다 화분들을 관리할 때나, 한 평 정원에 있는 꽃들을 가꿀 때 사용된다.
그러니 자수 컨셉은 꽃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꽃 한가득 피어있는 바구니로 결정. 집에 재봉틀이 없어서 앞치마 리폼까지는 어렵겠지만, 시선이 가는 자수 데코 장식을 해주면 지저분한 얼룩을 가릴 수 있지 않을까.
TMI.
무슨 꽃 자수를 넣을까. 장미 자수가 좋을까, 벚꽃 자수가 좋을까 고민하며 물어보다가 내심 생긴 게 어려운 프리지아(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꽃) 원하시면 어쩌나 속으로 생각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추천해준 데이지 꽃도 예쁘다며 마음에 든다 해주셨다.

자수 재료들을 사러 갔을 때는 홈메이드로 만들어보고 싶은 자수 키링, 입체 자수 브로치, 자수 와펜, 자수 액세서리 등등 DIY 아이디어가 막 한가득 떠올라 재료도 양손 한가득 싸들고 왔었는데, 관심 있는 취미가 한 둘이어야 말이지. 일과 관계성이 적은 취미는 이렇게 무슨 일이 있을 때 가끔 생각나서 한번 하게 되는데, 어쨌든 이참에 쫌쫌따리 익혀둔 프랑스 자수 스티치 기법도 한번 정리해두고, 응용하고 조합해서 만들어보는 거지 . 우선, 도안부터 그려보기로 했다.

 

 


 

지름 24cm의 다이소 나무 수틀   /  꽃바구니 자수도안 스케치

 

도안을 그리기에 앞서, 우선 해야 할 것은 앞치마를 바닥에 펼쳐놓고, 자수가 들어가기에 적당한 위치를 잡기.
착용했을 때 가장 눈이 가는 가슴팍 쪽에 시선을 분산시킬 자수가 들어갔으면 좋겠단 엄마의 요청을 받아, 크기를 대략적으로 가늠하고, 적당한 치수의 수틀을 대어보았다.

 

맨 처음에 샀던 플라스틱 재질의 수틀은 천이 너무 잘 미끄러져 아무리 팽팽하게 당겨 고정시켜도 금세 헐거워졌던 기억이 있어 새로 나무로 된 수틀을 샀다. 자주 하는 취미가 아니라 비싼 일제 자수용 나무 수틀을 사기엔 비용적 부담이 컸거든.

수틀 치수가 정해졌으니 수놓을 도안을 그렸다. 처음 그려봐서 기호 같은 건 잘 모르겠고, 자수 도안 그리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적당히 라인드로잉 스타일로 적당하게 배치해서 완성.
바구니와 전체 가이드 틀을 그려준 뒤, 메인이 되는 데이지 꽃을 크기 변화를 주며 배치해두고, 작은 크기의 꽃들을 군데군데 심심하지 않게 그려 넣었다. 그러고그러고 나서 이파리와 줄기 덩굴을 배치해 전체적인 모양을 잡아주고, 비어있는 부분을 열매로 채워주었다.

 

아래는 선정리를 한 데이지 꽃바구니 무료 자수 도안.

A4 용지(297mmx210mm) 가로로 인쇄하면 185mm x 132mm 치수의 도안이 인쇄된다. 작은 치수가 필요하다면 원하는 배율만큼 축소해서 인쇄하면 될 것.

 

자수도안_꽃바구니(A4).pdf
0.04MB


그리고 이거, 처음 그린 거라 그리 퀄리티도 높지 않고 별거 아닐지라도, 직접 그린 그림에, 일러스트 파일로 작업하는 공수가 들어가 있기에

상업적 용도 사용금지, 불펌, 재업로드 금지. 요즘 워낙 세상에 날강도가 많아 노파심에.
단순히 무료 프랑스 자수도안 찾아 취미로 하시는 분들 혹시나 쓰시겠으면 인쇄하시라고 올려둔 것이니 개인 취미 자수 용도로만 사용 부탁함.

 

 

 

 

종이에 그린 도안은 라인을 한번 깔끔하게 정리해두고, 이제 이걸 앞치마 천에 옮겨 그려야 하는데, 천 색상이 어둡기 때문에 가지고 있던 열 펜(열을 가하면 지워진다)이나 수용성 펜(물을 뿌리면 지워진다)으로는 티가 잘 안 난다. 그래서 미리 쿠팡에서 주문해둔 수용성 심지.

이 얇은 부직포 느낌의 천에 도안을 옮겨 그린 뒤, 천에 임시로 덧대어 수를 놓는다. 자수가 완성되고 나면 작업 부분을 물에 적셔주는데 심지는 녹고 자수 놓은 천만 남게 된다.

이 수용성 심지를 도안 사이즈에 맞게 자르고, 덧대어 그려준다.

나중에 물에 녹일 때 일반 펜으로 하면 자수에 잉크 영향을 줄 것 같아 가지고 있던 열 펜으로 그려줬다.

그러고 나서 앞치마의 계획한 위치에 배치해 실로 임시 고정해주고, 동생에게 한번 착용시켜 원하는 위치가 나오는지 한번 확인해주었다.

 

 

 

미리 준비해둔 나무 수틀에 앞치마 천을 끼워 팽팽하게 해 준다. 그리고 이 자수틀을 책상에 고정해주어야 작업하기 편한데, 여기서 쓰인 건 미니 바이스.(왼쪽 사진)
맨 처음 자수 입문할 때 손으로 들고 하자니 영 목과 어깨가 뻐근해져서 수틀 고정하는 방법을 찾아보다가 고정 스탠드 수틀을 사볼까 하고 알아봤었는데, 외제는 진짜 여간 비싼 게 아니더라고.  자주 하는 취미가 아닌데 그걸 어디에 보관할 것이며 하는 문제도 상당했다. 그러다 자수로 유명한 유투버 김 알파카님 영상을 봤는데 이 제품(풀네임은 회전 미니 바이스)을 추천해주시기에 믿고 구매, 요긴하게 쓰고 있는 아주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일단 어디 크게 부피를 차지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 수틀이나 어디 테이블이나 원하는 대로 간편하게 고정할 수 있어서 정말 너무너무 편했다. 목과 어깨 결림도 줄고, 작업속도가 실제로 확 늘어남.

 

 

수틀 고정 만으로 맛보았던 신세계.

 

진짜 편함. 개편함. 내 목과 어깨, 선생님께 감사드려...

맨 처음에 취미로 자수 입문했을 때부터 있었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자주 취미생활로 자수를 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하하하하.

 

아무튼 본격적인 자수 작업 일기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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